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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수족구 후기

presarioQ 2022. 8. 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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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39도가 넘어가니 요단강 건너는 줄 알았다.

 

수족구 1일 차
출근을 위해 일어나니 평소보다 피곤함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전날 밤늦게 잠든 탓이겠거니 커피 한잔에 피곤을 녹여보지만 영 시원치 않음을 느끼고 평소에 잘 가지 않던 사내 휴게실에 쉬게 되고 몸이 계속 늘어졌다.

퇴근 후 목이 칼칼한 느낌과 열이 오르기 시작해서 퇴근 후 열을 재보니 38.9도가 나왔다
직장에 연락하여 연차 소진하겠다 하고 해열제 한 알을 먹고는 잠이 들려했으나 오한에 몇 분에 한 번씩 잠에서 깨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열을 그때마다 재보니 39.6도 해열제를 먹었음에도 열이 떨어지지 않음에 심각함을 느낀다
거기다 오한이 오고 근육통과 인후통이 겹쳐온다 열은 엄청나지만 한겨울인 듯 춥기만 하다

35개월 딸이 워터파크에서 놀고 난 뒤 수족구에 걸렸고 아빠를 찾는 딸을 평소보다 어르고 달래고 안아주고 하다 보니 옮은듯하다 
증상은 코로나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이게 수족구라고는 생각 못하고 계속 진단 키트 검사를 아무리 해도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 성인이 수족구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고 걸리더라도 감기 증상과 비슷한 게 일반적이라 한다
뜬눈으로 지새우며 하룻밤이 지났다

 

2일 차
혹시나 병원에서 검사하는 코로나 진단키트는 더 정밀할까 해서 병원에 내방했다 
접수증을 적고 의사 대면 없이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받는다 그 후 검사를 하게 되는데 이것만 40분은 걸린듯하다 

매우 비효율적이고 몸이 안 좋으니 이 시간이 참 괴로웠다 결과는 음성으로 의사 진료 요청을 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요 근래 잠복기 환자들이 늘어 며칠간 자가 검사 키트를 꾸준히 하면 양성이 나올 거라고 했다 증상은 코로나와 동일하기에 수족구는 아닐 것이다 했고 2가지의 해열제가 섞인 약을 처방받고는 집에 돌아왔다
다행히 약이 잘 드는지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으로는 내리지 않던 열이 서서히 떨어졌다 38.5도 하나 이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았고 약을 먹지 않으면 금세 39도를 넘어섰다
또한 오한과 근육통에 몸이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미각이 없어지고 목이 심하게 붓고 아파서 침을 삼키는 것도 곤욕이었고 와이프가 한입 먹어보라던 짜장면을 삼킬 때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면발 한가닥 한가닥이 느껴지며 그걸 먹은 나 자신이 후회스러울 정도였다
미각상실은 초콜릿 우유가 아무 맛이 안 느껴질 정도였다 쓴맛만 잘 느껴지고 대부분의 음식이 맛이 느껴 지질 않았다

수포가 울긋불긋하게 올라왔다 크기는 전부 제각각


3일 차
발에 수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열은 점심쯤부터 정상으로 내려가며 오한 근육통 고열 등 몸살 증상이 사라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수포가 올라왔다 평소 아이의 진찰을 보던 소아과 병원으로 갔다 왠지 수족구에 대한 진단은 아이들을 보는 병원이 더 잘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발과 손 귀 코 입속 등을 장비를 통해 진찰받고 수족구를 확진받았다
성인이 수족구에 걸리는 건 수족구를 일으키는 다양한 바이러스중에 어릴 적 걸려보지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경우이며 일반적인 어른의 경우 감기 정도에 그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는 심하게 아플 수가 있다고 했다
수포가 처음 올라올 때는 모기가 문듯한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손과 발은 바늘로 찌르는듯한 통증이 생겼고 발바닥에는 큰 물집이 발가락에 생기고 크고 작은 수포가 수십 개가 생겨났다 양손에는 수십 개의 수포가 올라왔다 

 

4일 차
수포들이 아이들처럼 터지 거나하지는 않았다 피부 속에 나타났다 겉면에 나타났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인후통이 완화되고 미각이 돌아왔다 이제 좀 살만해진다 
발바닥에 난 수포는 통증이 있어 걷기만 해도 불편하지만 다른 증상이 완화되어 견딜만하다

5일 차
수포가 점차 가라앉는다
수포의 통증이 사라졌다
인후통이 줄어들고 목 넘김 통증이 경미해진다

6일 차
작은 수포들은 사라지기 시작
목 넘길 때를 제외한 인후통이 모두 사라졌다

 

 

 

 

살아생전 아파봤던 경험중 수족구가 가장 심하게 아파본 듯하다. 이보다 아픈 적이 없었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자녀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주의하는 게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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